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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18] 영화 <니얼굴>을 보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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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조회 16회 작성일 25-03-11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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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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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달다방에서 상영된 <니얼굴>은 모든 사람이 함께 볼 수 있는 베리어프리로 제작된 버전이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 시각장애인을 위한 나레이션이 함께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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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배경이 되는 문호리 리버마켓.  그곳에서 은혜씨는 한 명의 셀러로서 자리를 잡고 있었다. 주위 셀러들과의 교류, 그리고 셀러들의 퍼포먼스에도 참여하는 모습을 보며 은혜씨가 가진 위트와 따스함을 다시 한 번 느끼기도 했다.

 

바람이 불고 추운 날. 그래도 손으로 그림을 그려야 하니 털장갑 손가락 주둥이를 자르고 끼는 모습을 보면서, 부르튼 손과 바람을 맞아 까칠한 얼굴을 보며 안쓰러워 눈물이 났다.  

그 옆을 지키며 은혜씨를 키워낸 장차현실 언니에게도 시선이 갔다. (만화가 장차현실 작가는 올해 내가 운영하는 식당에 손님으로 오셔서 처음 만났고, 비슷한 처지에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많이 친해졌다.)  처음에 은혜씨의 그림만으로는 판매가 힘들다 보니, 작은 테이블에서 같이 그림을 그린 뒤 예쁜 봉투에 정성스럽게 그림을 넣어주며 손님들을 끌었는데, 이름난 만화가로서가 아니라 온전히 은혜씨의 어머니로서 보여지는 그 모습에 또 한번 마음이 울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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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얼굴> 영화의 한 장면. 그림을 그리는 은혜씨에게 엄마 장차현실 작가가 조언을 하자, 은혜씨가 퉁명스럽게 "애쓰고 있다"고 말한다. (출처: 네이버 영화 홍보페이지)

정은혜 작가는 더이상 "장애인 중에" 뛰어난 작가가 아니었다. 작가로서의 정은혜를 이야기할 때 장애인이라는 수식어는 더이상 필요하지 않다. 다른 예술가와 마찬가지로 수많은 인고의 시간을 이겨내며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해낸  "예술가 정은혜" 작가가 걸어온 길을 다큐는 내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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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차현실 작가가 정은혜씨의 그림을 수정해주고 있다. 이를 불만스럽게 바라보는 은혜씨.
(출처: 네이버 영화 홍보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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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혜씨가 그림을 그리는 모습  (출처: 네이버 영화 홍보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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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혜 작가의 그림으로 가득한 문호리 리버마켓 부스 (출처: 네이버 영화 홍보페이지)

기적처럼 무언가 대단한 일이 뚝딱 이루어지는 삶은 좀처럼 없다. 발달장애인의 삶에서만 그런 건 아닐 것이다. 지금 정은혜 작가와 장차현실 작가, 서동일 감독이 만들어낸 이 일상이 기적처럼 느껴진다면, 그것은 그저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낸 결과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리는 사회. 나는 이런 사회가 내가 투쟁하며 올라야 할 아주 높은 산인 줄만 알았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깨달았다. 그저 문을 열고 나오면 될 것을. 그리고 사람들을 마주하고 만나면 될 일인데, 왜 그렇게 힘들게만 생각했는지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이렇듯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멋진 영화가 백만, 천만 관객 영화가 되는 건 당연한 게 아닐까. 은혜씨와 은혜씨 가족의 멋진 삶이 앞으로도 계속되기를 응원한다. 나 또한 용기를 얻어 더욱 씩씩하게 살아갈 것이다. 


2022년 7월 말에 제주를 4권역으로 나누어 정식으로 <니얼굴> 상영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에서 내가 느낀 감동을 함께 느꼈으면 한다. 그때 다시 은혜씨를 만나기를 기대하며 이만 <니얼굴> 감상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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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니얼굴>의 한 장면. 웃음을 나누는 엄마와 딸 (출처: 네이버 영화 홍보페이지)
다음 주에는 화제의 드라마 이야기를 나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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