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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 과연 무엇이 판타지일까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1, 2화가 방영된 뒤 SNS가 들끓기 시작했습니다. 장애와 돌봄에 관심을 두고 공부하는 저도 조금 감격했어요. 드라마 대사들은 하나도 허투루 쓰인 것이 없어 보였고, 등장인물들은 '실제로 저럴 리가 없지만, 저러지 말라는 법도 없지 않나' 싶도록 입체적으로 그려졌고, 주인공 우영우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여주기 위한 각종 소품들(괴로운 PPL 전혀 없음)과 고래 CG 장면 등에 돈 들인 티가 나서 시각적으로도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또다른 능력주의다. 장애인은 저렇게 뛰어난 능력을 증명해야만 사회에서 받아준다는 거냐" "예쁘고 귀여운 장애를 보여줘서 대상화시킨다" "이 사회에서는 장애인에 대한 혐오가 만연한데, 장애인을 그저 귀엽고 안쓰러운 존재로 두고 싶어하는 비장애인들의 치사한 욕망이 보인다" 같은 반응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저 정도 되는 '슈퍼장애인'도 사회의 편견과 몰이해에 시달리는 현실을 보여주는 거 아니냐" "드라마라는 장르 특성상 주인공이 평범할 수는 없다" 같은 반응도 있었고요.
저는 자폐아를 양육하는 어머니 두 분의 반응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습니다. 한 분은 "우리 아이와 다른 장애를 지켜볼 자신이 없다"고 했고, 다른 한 분은 "이 드라마로 다시 한 번 타자화되는 경험"을 하며 "어떤 장애인은, 어떤 이야기는 수용하겠다고 선택할 수 있는 (비장애인의) 위치, 그런 자신을 기특해하는 그 해맑음"을 참을 수가 없다고 하셨거든요.
<...우영우>에 관해 이야기할 때, 드라마 자체의 성취에 대해서만 말하기는 힘든 것 같습니다. 저는 1, 2화를 보고 난 뒤 그동안 한국 드라마가 장애를 다루어왔던 방식에 비해 이 작품이 얼마나 진일보했는지를 파보는 것이 주된 관심사였지만, 드라마 바깥에 존재하는 장애인의 고통과 장애인 가족들이 드라마 속 '판타지'를 보면서 느낄 수밖에 없는 괴리감 또한 이 작품을 둘러싼 중요한 반응임을 알게 됐습니다. <...우영우>에 환호하면서 "이 좋은 걸 왜 안 보는데?" 의아해하는 비장애인들의 반응이 "너희 이야기야. 고맙지 않아?"라고 강제하는 것이라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을 간과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어쨌든 이만큼 논의를 끌어낸다는 자체가 '잘 만든' 드라마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굿닥터>나 <싸이코지만 괜찮아>를 가지고는 이 정도까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