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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26] '맘 편한 가게 발굴단' 이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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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조회 14회 작성일 25-03-14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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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쇼핑을 하러 가는 수많은 가게들. 자신이 돈을 지불하고 서비스를 받는 것이 당연한 곳조차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들은 마음 편안히 가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발달장애인 가족이 주눅들지 않고 갈 수 있는 가게는 어디 없을까? 이런 가게들의 정보를 다른 가족들과 공유한다면 훨씬 편안한 일상을 살 수 있지 않을까? 발달장애 가족 지원사업을 하고 있는 '행복하게' 협동조합이 바로 그 일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번 호에서는 '맘 편한 가게 발굴단' 프로젝트를 소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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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 친화적인 맘 편한 가게’ 발굴단 이야기

- 엄마들이 지도를 만드는 이유


글쓴이  ???? 김덕화 

행복하게 협동조합 대표. 제주에서 발달장애 가족을 이어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고 싶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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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하다는 말 하지 말아요. 당당하게 어깨를 펴요!"


우리 아이는 제주시 삼양동에 있는 한 미용실에서 5년 내내 머리를 자르고 있다. 미용실 바로 앞에는 제주시에서 유명한 통합 어린이집이 있는데, 이 어린이집을 졸업한 꼬마 손님은 이사를 가도, 성인이 되어도 이 미용실에 오는 경우가 많다. 이 자리에서 오랫동안 미용실을 한 사장님에게 발달장애인 손님은 당연하고도 익숙하다.

감각이 예민한 발달장애인에게 머리를 자르는 일을 보호자에게도 미용사에게도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발버둥치는 아이를 잡고, 빠른 시간에 조심조심 머리를 잘라야 하기 때문에 발달장애인을 잘 아는 능숙한 미용사가 아니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식당을 가는 일도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일이다. 아이에게 밥을 먹이면서 가족도 같이 먹어야 하고, 동시에 식당 분위도 계속 살펴야 한다. 산만한 아이의 움직임에 따라 이동하는 눈총의 온도를 발달장애가족은 민감하게 읽을 수 있다.

한번은 아이와 아이 친구 두 가족이 한 갈비집에 갔다. 우리 아이들을 단번에 알아보신 사장님은 특별히 세심하게 우리 테이블을 신경써주셨다. 너무 감사해서 연신 사장님께 감사하다, 죄송하다를 연발했다. 그러자 사장님이 정색을 하고 얘기를 하셨다.

“엄마들, 죄송하다는 말 하지 말아요. 당당하게 어깨를 펴요. 그래도 괜찮아요!”

눈물이 왈칵 났다. 그 말이 두고두고 마음에 남았다. 그래, 우리가 식당을 가는 건 죄송한 일이 아니다. 당연한 소비자의 권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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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생태관광협회를 찾은 '맘 편한 가게 발굴단'   

하지만 소비자이면서도 큰맘을 먹어야 하는 일은 곳곳에 있다. 학원도 도전의 장소이다. 통합교육에 특별한 사명이 있지 않은 한 사설 학원이 장애학생을 받아주는 경우는 드물다. 화북에 있는 한 검도 도장은 오랫동안 장애학생과 함께 수련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 곳 관장님은 비장애학생들에게 장애학생과 함께 훈련하고 성장하는 법을 지속적으로 가르치고, 모든 수련 과정에서 장애학생을 배제시키지 않는다. 이것이 진정한 무도인의 길이라고 가르치면서. 

 

미용실과 식당, 학원뿐이 아니다. 카페, 마트, 병원, 놀이공간... 수많은 가게에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은 마음 편하게 가기가 어렵다. 그래서 늘 다니던, 식당, 마트, 카페, 미용실만 찾는다. 누구나 편하게 가는 가게, 심지어 자신이 돈을 지불하고 서비스를 받는 것이 당연한 가게조차 마음 편안하게 가지 못하는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이 주눅들지 않고 갈 수 있는 가게, 어디 없을까? 그리고 이런 가게들의 정보를 다른 발달장애 가족들과 공유한다면 훨씬 편안한 일상을 살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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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편히 갈 수 있는 가게 어디 없나요?


이 어려움을 해결해보고자 발달장애부모들이 직접 나섰다. ‘발달장애 아이도 부모도 평범한 일상을 행복하게 살자’는 모토로 만들어진 '행복하게 협동조합'은 올해 제주시소통협력센터의 ‘제주생활탐구’ 프로젝트를 통해 발달장애가족이 마음 편하게 갈 수 있는 가게를 찾아보는 탐구를 시작했다. ‘맘 편한 가게 발굴단’이 그것이다. 이름 그대로 엄마(맘)을 포함한 발달장애가족이 마음 편하게 갈 수 있는 가게를 지역별, 업종별로 찾아 지도로 제작하고 있다.

 

처음 이 프로젝트의 기획안을 가지고 심사를 받으러 갔을 때, 모든 심사위원들은 취지에는 크게 공감했지만, 어떻게 그런 가게를 찾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우려를 내비쳤다. 제주도에 있는 수많은 가게 중에서 발달장애인 친화가게를 찾는 일은 모래사장에서 바늘을 찾는 일이나 다름없겠지만, 그래도 우리에게는 강력한 힘이 있다. 바로 부모 네트워크의 힘!

제주도의 발달장애 부모들은 어느 지역보다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다양한 커뮤니티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편이다. 이들 부모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맘 편한 가게 발굴단’의 취지를 홍보하고 함께 해줄 것을 부탁했다. 설문조사를 통해 제주도의 발달장애가족이 직접 이용해본 곳을 추천받는 방식으로 1차 정보를 취합하고, 모아진 정보를 발굴단이 더 정확한 정보로 구체화해 나갔다.

부모 추천 방식과 병행한 것은 제주지역의 사회적경제 조직에 협조를 구하는 것이었다. 마침 8월 말에 ‘제주사회적경제 한마당’이라는 오프라인 행사가 열려 맘 편한 가게를 홍보하고, 동참하기를 요청했다. 더 좋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마음이 모인 사회적경제 조직은 누구보다 우리 ‘맘 편한 가게 발굴단’을 환영해주었고, 그 자리에서 추천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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